[리뷰] 좀비의 탈을 쓴 사회풍자 영화. 부산행



  사회비판의 메타포가 그득한 영화. 인물 외적인 요소부터 훑어 본다면, 좀비들이 생겨나 이를 진압하는 행위를 '폭동'이라는 표현으로 사태를 축소시키려는 장면. 그리고 교차 편집되는 인터넷 게시판과 대변인의 발표에서 나타나는 상반되는 주장을 통해 국민의 눈을 가리고 알 권리를 불식시키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인물간의 대립구도는 더 흥미진진한데 일반적 소시민을 상징하는 공유, 마동석 등의 무리와 사회 기득권을 차지한 권력자(김의성 배우) 그리고 권력자의 말에 휘둘리고 이용당하는 공권력(승무원) 간의 대립이 첨예하게 나타난다. 이런점을 의식한다면 공권력의 상징인 군대가 좀비로 변해 공유를 위협할 때 책으로 입을 틀어막는 장면을 예사롭게 볼 수 없다. 지식과 진리, 자유와 평등의 총체로 상징되는 책을 강압적 주체의 입을 틀어막는데 사용하다니, 감탄의 탄식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이런 사회비판의 메세지도 극의 후반 생존자들의 칸에 도착했을 때 절정을 이룬다. 자신의 위치에 불안정함을 끼치는 공유를 향해 상무(권력자)가 감염됬다고 주장한다. 단 한마디. 상무의 불확실한 주장에 승무원(공권력, 국가)은 동요하고 어린 양에 비할 바 없는 승객들은 그들의 무지로 인해 자신보다 더한 약자들을 사회에서 내쫓고 격리하는데 열과 성을 다한다. (이때 공유들과 상무 무리가 상대를 바라보며 대치되는 씬은 적나라하고 노골적이다.) 하지만 언제나 시대의 현자(할머니)는 있기 마련이고 무지와 이기의 극치들을 벌한다.(심지어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이런 메세지를 담아내면서도 영화적 재미도 빠트리지 않았다. 심은경을 시작으로 정말 멋진 좀비들의 행렬과 공유와 수안이의 관계에서 발현되는 한국형 클리셰들. 연상호 감독 특유의 의외의 곳에서 발현되는 장치들로 러닝타임 내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평가 절하하는 부산행에 등장하는 클리셰에 대해서 말하자면 단순하다. 연산호 감독의 첫 영화 데뷔작이다 감독도 이 영화를 발판삼아 후속작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재미없는, 메세지들만 가득 담긴 영화를 봐주지 않는 한국사회에서 이런 부분은 어쩔수가 없고 이정도면 다른 신파극들에 비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 아닌가! 돼지의 왕과 사이비를 만들었던, 사회의 반대편에서 관객에게 메세지를 던진 연산호 감독이다. 이런 점을 상기하자. 


칭찬만 늘어놓았던 영화의 결말은 어떨까. 두 말 할 나위없이 훌륭하다. 신파적이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결말.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고조시키다 수안이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이내 암전. 속절없이 올라가는 엔딩크레딧. 틀에 얽매여 성급하게 결론내지 않아 마지막까지 만족스럽다. 


부산행은 단순히 좀비가 나와 세상을 멸망시키는 이야기가 아니다. 좀비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한정된 공간을 활용해서 인물을 활용해서 사회를 비판하는 풍자영화다.